‘돈먹는 하마’, ‘비리천국’. 공기업하면 언뜻 떠오르는 단상들이다. 카지노 사업 대한 인식은 더욱 부정적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가려진 그늘을 벗고 개혁 중이다. 류화선 GKL 사장이 비리 척결, 투명 경영을 내걸고 승부수를 띄운 지 딱 1년이다.
류 사장은 작년 8월 이맘때 취임식에서 “임직원 모두 어항 속의 물고기가 되자”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소에 부정, 비리가 발생할 수 있던 기존 관행들을 싹 다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첫 카드는 마케팅 제도 개선이다. 우선 회사 안팎에서 각종 루머를 양산시키는 단초가 됐던 일명 개인별 ‘콤프’ 내역을 고객들에게 100% 공개하기로 했다. 콤프는 일종의 마일리지 개념으로 고객에게 부여할 수 있는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콤프로 고객의 항공료, 숙박비, 식음료비 등을 지원한다. 카지노 업계에선 VIP고객 등에 대해 전체 기대수익대비 35%(전체 매출액의 20% 내외) 수준의 콤프를 지급해 왔던 것이 관행이었다.
GKL은 콤프 결정 및 지급권을 (영업)팀별 자율에서 (고객)개인별 지급률로 매뉴얼화했다. 제도 개선으로 월 50억~60억원의 마케팅 비용은 1~3억원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이 같은 콤프 공개는 국내 카지노 업계의 50년 적폐를 청산하려는 첫 시도로 제도 도입 당시 업계에서도 큰 이슈가 됐다. 제도 시행 1후 2~3개월은 고객이 줄어들기도 했으나 투명경영 때문에 찾는 이들이 더 늘고 있다고 한다.
적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GKL은 약 5년간 운영해 오던 기존 크레딧 제도(신용대출)도 중단했다. 대신 경영상 리스크가 없는 보증부 ‘신 크레딧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신용보증기관(크레딧 에이전트)을 선정해 이들로부터 보증서를 받아온 고객에게 칩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이 보증보험(기금)의 보증을 받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방식과 비슷하다.
이에 따라 GKL은 신용대출과 관련된 회사 리스크를 줄이는 등 부실채권과 횡령 등을 잡아내 부정·비리의 소지를 차단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몇차례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인사도 내부 분위기를 바꿔놨다는 평가다.
간부급 전원 100% 부서 이동을 단행, 비리·부정 발생의 개연성을 없애고 매월 실적 성과에 따른 장려금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도 앞장섰다. 이에따라 꾸준한 성장의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
GKL은 설립 초기인 2006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각각 1279억원, 35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액 5249억원, 영업이익 135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 한해 매출액이 5500억~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 이데일리)